살인죄로 48년 옥살이한 남성 무죄 선고
1975년 살인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48년간 수감생활을 한 70대 흑인 남성이 결국 무죄 선고를 받고 풀려났다. 20일 뉴욕타임스·AFP통신에 따르면 이는 무죄등록소 기준 억울한 수감자가 기록한 최장 기간이다. 사연의 주인공인 글린 시먼스(70)는 48년 1개월 18일을 복역한 후 앞서 7월 석방됐으며 이날 최종 무죄 선고를 받았다. 오클라호마 카운티 지방법원은 석방 결정을 내렸던 7월 “과거 시먼스의 사건에서 중요한 증거가 변호인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담당 검사는 이달 18일 “새로운 재판을 진행할 만한 증거가 충분치 않다”고 밝혔고, 이튿날 판사는 시먼스의 무죄를 선고했다. 에이미 팔룸보 판사는 “수십년 간의 원고, 보고서, 증언 등을 검토한 결과”라고 밝혔다. 팔룸보 판사는 판결문에서 “법원은 시먼스가 유죄 판결을 선고 받고 투옥하게 된 범죄가 그가 저지른 게 아니라는 명확하고 확실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판시했다. 시먼스는 기자회견을 통해 “끈기에 대한 교훈을 얻었다”면서도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각심을 요구했다. 억울한 유죄 판결을 받았을 당시 시먼스의 나이는 22세에 불과했다. 사건에는 시먼스의 공범으로 지목된 또 다른 남성이 등장한다. 1974년 12월 오클라호마주 에드먼드에서 발생한 주류 판매점 강도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돈 로버츠다. 당시 상점 직원은 머리에 총을 맞고 숨졌고 시먼스와 로버츠는 범인으로 지목돼 1급 살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때 경찰은 다른 살인 사건에 연루된 범인들을 조사하던 중 시먼스와 로버츠를 해당 사건 용의자 명단에 올렸다. 범인들이 참석했던 파티에 시먼스와 로버츠가 있었다는 이유다. 경찰이 판단의 근거로 삼은 건 한 목격자의 진술이다. 목격자는 경찰이 세워 놓은 용의자 중에서 시먼스와 로버츠를 지목했으며, 이후에 진술을 번복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결국 시먼스와 로버츠는 1975년 사형을 선고 받았고, 이후 종신형으로 감형됐다. 시먼스는 줄곧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사건 당시 루이지애나주에 머물렀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로버츠는 2008년 가석방됐지만 시먼스는 그보다 15년이 더 지나서야 석방됐다. 시먼스는 오클라호마주가 억울한 옥살이를 한 사람에게 지급하는 보상금 최대 17만5000달러를 받을 수 있다. 다만 보상금을 받기까지는 최소 몇 년이 소요된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koreadailyny.com살인죄 옥살이 무죄 선고 남성 무죄 무죄등록소 기준